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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à Paris

프랑스 크리스마스 그리고 음식 | La fête de Nöel

by BonJ_A 2022. 1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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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내내 파리 전체가

아니, 프랑스 전체가 노엘 무드로 가득해서.

집집마다, 모든 상점과 거리마다 불을 밝히고 아기자기하고 멋들어진 크리스마스 장식들로 넘쳐난다.

꼭 유명거리나 백화점 등이 아니더라도, 동네 거리에도 예쁘장한 빛들.

< Passy 거리의 저녁 >

그리고 온갖 신선하고 맛좋은 음식들로 식탁이 풍성해지니,

유럽의 축축하고 우중충한 기온과 날씨는 온데간데 잊혀지고.

이들은 이 겨울을 이렇게 따뜻하고 아름답게 보내는구나.

 

프랑스의 크리스마스 |  Noël

프랑스의 노엘이란,

우리의 추석이나 설과 같은 1년 중 가장 큰 명절.

멀리 흩어져 사는 온 가족들이 모여, 선물을 주고받고

식탁에 앉아 그 모든 음식을 정말 하루종일, 차례차례 먹는다 ㅎㅎ 

시장과 마트의 식자재와 음식들만 봐도 과연 그럴 것 같다 :)

 

우리도,

우리 가족 오붓이 상다리 부러지게 먹고 즐겨야지 :)

 

1. 장보기 그리고 만찬을 위한 준비 

노엘 3~4일 전부터는 노엘을 위한 마지막 준비라고 해야 할까.

마트나 시장에는 사람들이 분주하다.

 

마트에는 식전주 칵테일을 위한 다양한 주류들도 많은데, 

이웃들에게 좋은 레시피를 하나쯤 배워보는 것도 좋겠다.

미니 빵과 크래커들, 훈제 연어 등등 장을 보고.

좋은 치즈들과 올리브, 소시숑은 시장이 열릴 때 골라오고 :)

 

육류코너에는 샤퐁(거세된 수탉으로, 여느 닭보다 매우 큼. 가격도 좀 더 비쌈.), 칠면조와 같은 가금류들이 가득하다.

물론, 파티를 위한 다른 육류들도 많고. :)

< Boucherie의 여러 닭들과 식자재들 >

 

노엘 만찬의 대표 음식이라고 하는 샤퐁 호티(Chapon rôti).

('roti'의 'r' 불어발음은 [ㅎ] 니까, '호티'라고 발음한다. 한국식으로는 샤퐁 로티 )

온 가족이 모이는 만큼, 함께 둘러앉아 커다란 닭요리를 뜯으며 즐기는 거겠지 :)

 

나도 이번엔 샤퐁 로티 도전.

생각보다 레시피가 굉장히 다양하고 쉽지는 않지만,

요약하자면 밤과 감자, 부케가르니 그 밖에 재료(푸아그라 혹은 다른 부위의 살을 쓰기도 함)들을 잘 버무리거나 혹은 갈아서

샤퐁 안에 넣고 오븐에 종일 굽는다.

2~3시간마다 꺼내어 뒤집어 주고, 육즙을 다시 골고루 얹어주고,

때에 맞추어 각종 야채들을 넣어주고 등등.

 

오븐 요리는 보통 한 번 넣어놓고 아주 여유로운데 샤퐁 로티는 손이 좀 많이 가네.

이렇게 정성을 들여도 잘못하면 퍽퍽, 뻣뻣 로티가 된다니...

부디 부드러워져라 부드러워져라~ 오븐 앞에서 기도했다 ㅎㅎ

 

24일 아침에는,

대형마트와 해산물 상점에는 가재와 게, 새우, 굴 등으로 만들어진 해산물 디쉬 세트가 가득히 쌓여있고,

좋은 해산물 상점의 세트들은 미리 예약했던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받아간다.

< 크리스마스 해산물 세트 >

아~ 이걸 예약해야 하는 줄은 몰랐지~ ㅎㅎ

예약하지 않았다면, 아침에 대형 마트로 향하면 된다!

 

해산물 세트
<&nbsp; 까르푸에서 구매했다는 친구 가족의 해산물세트. 냥이가 먼저 손을 대겠네 ;)&nbsp; >

 

우리의 저녁 해산물은 굴로.

좋은 굴로 고르고 골라서~ :)

 

 

이제, 우리끼리 작은 파티

1) 아페히티프 |  Apéritif

식사 전에 가벼운 핑거푸드들과 식전주로 시동.

식전주는 보통 아페롤이나 키르로 만든 칵테일 또는 샴페인을 준비하지만, 

< 아페히티프 >

우리는 달달한 알자스 리즐링 와인으로 시작.

< 우리 꼬마 아가씨도 준비 완료 >

푸아그라와 훈제연어를 좋아하지 않는 남편님을 위해,

잠봉 이베리코와 말린 패션후르츠까지.

핑거푸드가 좀 많았나 ㅎㅎ.

핑거푸드
< 잠봉 이베리코, 무화과잼과 푸아그라, 훈제연어 핑거푸드 >

 

 

2) 엉뜨헤 |  Entrée

본식 전 좀 더 본격적으로 입을 즐겁게 하자 :)

우리는 굴굴굴.

< 굴 플레이트 >

2개 지역에서 골랐는데,

하나는 유타, 나머지 하난 어디였나... 캉칼인가?

 

무튼, 굴은.

레몬즙을 살짝, 그리고 에샬롯 소스를 곁들이면 너무너무 완벽~

초장찍은 굴도 나쁘지 않지만,

파리에선 그렇게 막 와구와구 먹을 수 있는 아이들이 아니니.

한쪽 한쪽 천천히 음미하며 소중히 먹는 즐거움도 크다 :)

 

Tip.  에샬롯 소스

레드와인 식초(vinaigre de vin)에 에샬롯을 찹찹 다져서 넣으면 끝.

먹기 전 미리 만들어 한 시간 정도 냉장고에 넣어놓으면 좋다 :)

 

 

이제 엉뜨헤 끝났는데, 이미 배가 불러온다.

쉬엄쉬엄 게임도 하고.

< 게임으로 소화도 시키면서, 엉뜨헤 내가고 메인 요리 가져오고 >

이제 본격적인 시작.

 

3) 쁠라  |   Plat

마침내, 메인 요리.

 

닭이 너무 크니 해체하는 것도 일이네 :)

치킨향 버터향 밤향 코끝이 너무 행복한 음식.

이 달콤 그윽한 향이 베인 샤퐁도 좋았지만,

진짜 프랑스 할머니의 '샤퐁 호티' 맛이 정말 궁금해졌다.

< 나의 첫 샤퐁 로티 >

 

4) 프로마쥬 |  Fromage

그리고 프랑스인들이 가장 사랑한다는 치즈 타임.

나도 사랑해 ;)

염소와 소 하나씩.

 

< 염소 치즈와 소 치즈 하나씩 >

와인 한잔 치즈 한쪽, 와인 한잔 말린과일 한쪽, 와인 한잔 잠봉 한쪽.

이러면 뭐.. 끝도 없다 :)

 

4) 디쎄흐 |  Dessert

꼬맹이가 선물 받아온 각종 초콜릿과 사랑스러운 gâteau de Nöel.

여러 가지 맛을 종류별로 먹어보고 싶어서 다양한 미니케이크로 :)

물론, 모두모두 달콤하고 맛나고.

< 우리의 노엘 디저트들 >

마무리는,

영원한 크리스마스 무비 '나 홀로 집에'.

처음 보는 꼬맹이도 깔깔대며 즐거워하고~ 

< 여전히 크리스마스 명작과 함께 >

 

 

그리고 우리 꼬맹이는.

루돌프 간식 놓아주고 잠들기

<&nbsp; 사슴아 간식 맛있게 먹고, 내 선물도 잘 놓아줘 :)&nbsp; >

밤새 선물 배달하는 루돌프가 힘들고 배고플까 봐 둔다는

reindeer food.

귀리와 달콤한 과자를 섞고,

어두운 밤엔 간식이 안 보일 수 있으니,

빛나는 루돌프 코에 반사돼서 반짝이라고 금가루들 스프링클스프링클~

어쩜.. 이 문화는 참 귀엽기도 하지 ;)

 

보통은 화단에 뿌려준다는데 우리는 크리스마스 트리 아래 놓아두고.

노곤노곤 잠드는 밤.

Joyeux Nö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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