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6일.
공현절 혹은 주현절 (Épiphanie)
3명의 동방박사님이 별을 따라 예수님을 찾아가 경배하며,
예수님이 하느님의 아들로 공증받고 세례 받은 것을 축하하는 날.
이 즈음,
쇼윈도의 다양한 예수탄생 장식들에게는 동방박사들이 찾아온다.
그리고 이 날은,
기다려 온 갈레뜨 데 후아 먹는 날 :)
갈레뜨 데 후아 | Gallette des rois
우리가 새해가 되면 떡국을 먹듯, 프랑스에서는 1월에 갈레뜨를 먹는다.
Gallette 는 납작하게 생긴 파이의 명칭.
Rois는 왕을 의미하는데, 여기서는 동방박사 3 사람을 뜻한다.
그래서,
Gallette des rois 는 왕들의 빵이라는 의미.
1월 내내 프랑스의 모든 빵집에서는 갈레뜨를 굽고 또 굽고 :)
대형마트에도 갈레트 상자들이 쌓이지만, 당연히 빵집의 갈레뜨를 추천.
소식지에서는 올해의 예쁜 갈레뜨들도 추천해주니,
음~ 눈도 즐겁구나 :)
갈레뜨 데 후아는
아몬드를 갈아서 버터와 다른 여러 재료들로 부드러운 속을 만들어 페스츄리로 감싼,
1월에만 먹을 수 있는 달콤하고 고소한 파이.
매주 사 먹게 되기도 하고, 또 이웃에게 선물도 하게 되니,
빵집에서는 1월 내내 아주 열심히 많이 구워내야 한다 :)
우리도 벌써 2개째 갈레뜨.
빵집마다 조금씩 다른 맛을 비교해보고 페이버릿 갈레뜨를 찾아보는 1월.
왕 게임
갈레뜨를 먹으면서 빠질 수 없는 왕 게임.
어느 빵집에서든지 갈레뜨를 구입하면 왕관을 주고,
또 그 갈레뜨 안에는 페브(fève) 조각이 숨겨져 있는데,
갈레뜨 조각을 나누어 먹을 때 이 페브가 있는 조각을 먹는 사람이 왕관을 쓰고,
하루 동안 왕이 되는 재미있는 풍습.
방법은 아주 간단.
가족 중 가장 나이가 어린아이가 식탁 밑으로 들어가서 갈레뜨를 볼 수 없도록 하고,
식탁 위에서 갈레뜨를 조각내어 자를 때, 이 아이가 누가 어떤 조각을 가져갈지 정해준다.
그리고 나누어진 갈레뜨를 맛있게 냠냠.
한 입씩 베어 먹을 때마다 기대 속에 가득 찬 우리 아가씨의 순진무구한 두 눈은 반짝반짝 ㅎㅎㅎ
누가 페브가 있는 조각을 가지고 있을까 ;)
페브 찾는 즐거움.
왕이 되는 기쁨.
브히오쉬 데 후아 | Brioche des rois provençale
Épiphanie의 또 다른 빵, 브리오쉬 데 후아.
브리오쉬 위에 달콤한 절임 과일과 젤리, 설탕으로 왕관처럼 장식되어 있다.
당연히 페브도 있고 :)
예쁘게 생겨서 달콤달콤 한없이 달콤한 빵.
성대한 크리스마스 파티를 보내는 12월 후에는,
또 이렇게 귀욤진 1월의 즐거움이 있다.
이번 주는 이 빵집에서.
다음 주는 저 빵집에서.
아이는 빵집마다 다른 왕관 쓰고 페브 모으는 재미.
나는 빵집마다 조금씩 맛이 다른 갈레뜨들을 티와 즐기는 재미.
파리에서,
우리의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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